top of page
Writer's pictureDMV Bookclub

2022년 11월 20일

이번 선정 도서는 "세월" 입니다.



모든 장면들은 사라질 것이다.


책의 첫 문장이다. 시작부터 굉장히 강렬했다. 첫 문장에 사로잡혀 책을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한 다. 과연 모든 장면들은 사라지는 것일까?


"점점 빠르게 등장하는 것들은 과거를 밀어냈다."

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아날로그와 현재의 시대, 두 개의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는 점점 빠르게 등장하는 것들은 과거를 밀어낸 것에 동의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봐도 그렇다. 음악을 사랑하는 내가 이 부분을 읽고 생각난 내 삶의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음악을 즐겨 듣는 방식이다. 예전에 즐겨 듣던 쏘니 시디플레이어와 카세트는 나의 아이폰에 의해 밀려났다. 그로 인해 내가 소유하고 있 던 수많은 시디들과 카세트들은 버려졌고, 더 이상 나의 손때가 묻은 음악의 조각은 내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나의 것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꽤나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미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 나를 마주한다.


"우리는 늙지 않았으나, 주변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우리도 늙는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책 제목이 <세월>인 탓일까. 유독 시간과 세월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에 기꺼이 공감했다.


"모든 장면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다. 모든 장면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글 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시간도 누군가는 기억해 줄 것이다.


부분발췌: 예슬쌤, "지금 이 순간 마저도", [브런치], 2021 Mar 07


-


세월

원제: Les années


Annie Ernaux 저

주제분류: 프랑스소설

- 모임날짜: 12/3 (토)

모임시간: 5 - 7:30PM

모임장소: 미정


+ 참석을 원하는 분들은 오픈톡에서 RSVP를 부탁드립니다.


-


Annie Ernaux의 『세월』 (원제: Les années, 2008)은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역사를 결합한 독특한 자전적 에세이로, 현대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의 전후 시대, 특히 194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다루고 있으며, 개인의 일상적 경험을 통해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조명합니다. Ernaux는 주관적인 기억과 객관적인 역사를 교차시키며, 자신이 직접 겪은 시대와 사건들을 냉정하고 절제된 문체로 기록합니다.


1. 서사 구조


『세월』은 전통적인 소설이나 자서전과 달리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 않고, "나"라는 1인칭 서술자를 배제한 채, 프랑스 사회와 세계에서 벌어진 주요 사건들에 대한 집합적 기억을 담아냅니다. 그리하여 한 개인의 삶을 특정 시대의 흐름과 연결시키고, 당대의 분위기와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 음악, 광고 등 대중문화의 흔적을 포함합니다.


2. 주요 주제


이 책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시간의 흐름입니다. 개인의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는 가운데, 그 기억들은 어떻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가를 탐구합니다. 또한, 프랑스의 사회적 변화—여성의 권리, 노동자 운동, 정치적 변혁, 소비주의의 발전 등—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이러한 변화들이 어떤 방식으로 체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또한, 자전적 글쓰기자기 성찰이라는 주제가 두드러지며, Annie Ernaux는 개인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경험이 공동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합니다. 그녀의 글쓰기는 자신을 사회적 주체로서 바라보는 작업이며, 이를 통해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정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3. 문체와 스타일


Ernaux의 문체는 감정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며, 고백적이면서도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마치 일기처럼 개인적인 경험을 적으면서도, 이를 매우 보편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킵니다. 특히, 그녀는 "우리"라는 집단적 주어를 사용함으로써 독자가 그녀의 경험을 개인적인 것이 아닌, 보다 넓은 사회적 맥락으로 해석하게 만듭니다.


4. 평가와 수상


『세월』은 프랑스 문학계에서 큰 찬사를 받았으며, 2008년에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인 프랑스어권 문학상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2년에는 Annie Ernaux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월』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5. 문화적 영향


이 책은 개인적 기억을 사회적 기억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한 작품으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의 사회적 변화를 겪은 독자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역사적 맥락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세월』은 기억과 시간이 인간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한편, 사회적 변화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책으로, 전 세대와 국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29 views0 comments

Recent Posts

See All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