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정 도서는 "사라진 직업의 역사" 입니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 예스러운 질감과 편집에 뜨악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승원 작가의 필력이 좋은 탓도 있고 예전 신문을 읽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책이 진행될수록 역사 속 위인이 아닌 사회적 약자로 살다간 그들의 이름을 볼 때 연민과 안타까움이 절로 생겨났다. 신문 속 이름들이 주는 실제성과 이제는 사라진 그들의 삶,이라는 과거완료적 서사가 주는 애틋함은 양파껍질을 벗길 때처럼 맵고도 참을 수 없는 감정에 가끔은 울컥하기도 하였다.
직업의 변화야말로 근대성의 일부분이라고 작가는 머리말에서 적고 있다.
한 사회의 지배적인 욕망의 배치와 경제적 메커니즘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직업이라면 어떤 직업이 사라졌다면 그 직업에 대한 욕망이 사라진 것이 아닌 더 세련되고 모던해진 직업으로 변화되어 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도 그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직업 아홉 가지는 전화교환수, 변사, 기생, 전기수, 유모, 인력거꾼, 여차장, 물장수, 약장수인데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기생, 전기수, 유모와 물장수 같은 직업과 근대 초기에 생겨났다가 사라진 직업도 있다.
작가는 이런 직업들이 근대 조선의 문화적, 일상적 풍경의 세밀화를 그리는데 매우 적절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골랐다고 한다. 근대 조선의 영화, 도시, 젠더(섹슈얼리티), 통신, 교통, 의학(위생 담론), 독서(읽기 문화), 모성 등을 통해 역사의 퇴적층을 탐사해보고자 하였다는 작가의 말이 처음에는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직업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근대와 현대를 치열하게 살아갔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결들이 내 곁에 살아왔다.
현재진행형인 일상
책이 후반부로 가면서 취재와 고증보다는 작가의 시선에 담긴 직업의 애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두드러진다. 인력거의 애환, 유모의 애환, 물장수와 약장수의 애환의 시간들이 저자의 시선으로 느리게 흘러가는데 그 장면들이 머리에 그려지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또한 아직도 여전한 것들 사이에서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혹은 근대화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출처: 꽁냥꽁냥(2016.07.26), 이승원의 [사라진 직업의 역사]를 읽고|. 꽁냥꽁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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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직업의 역사
이승원 저
분류: 한국역사/근대사
- 모임날짜: 9/9/2023 (토)
모임시간: 5 - 7:30PM
모임장소: 온라인
+ 참석을 원하는 분들은 오픈톡에서 RSVP를 부탁드립니다.
+ 온라인모임입니다. 당일 오전에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별로 초대장이 발송되니, 운영자 "재호"와 1:1 대화기록이 없는 분들은, DMV북클럽 오픈챗방에서 아이디 "재호"를 찾아 1:1 Open Chat 줌 링크를 요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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