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 2022, noeyod님의 글을 가져왔습니다.
4주 전 토요일. 이진우 교수의 책 '니체의 인생강의'로 북클럽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초반에는 니체 철학의 통찰력과 과감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은 죽었다" (p.36)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1844-1900)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며 곧 허무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측했다. 종교적 가치가 더이상 절대적 가치가 아닌 사회,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가치들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사회. 다가올 허무주의 시대에 개인은 내면성찰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니체는 통찰했다.
"만약 신들이 존재한다면, 나는 내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겠는가?" (p.108)
대화가 한시간쯤 흘렀을까? 니체의 자의식 과잉과 비참한 죽음으로 화두가 바뀌엇다. 내면에 대한 과도한 탐닉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되지 않은 '공동체', '연대 의식', '봉사'들도 허무주의 시대를 지탱할 수 있는 가치들로 제시되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오늘 아침, 니체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과 알렉산드리아 포토맥 강변에 모였다. 왼손엔 쓰레기 봉투, 오른손엔 집게를 들고. 몇년만의 봉사활동일까? (완벽히 자발적 봉사활동은 33년만이다.) 병뚜껑, 담배 꽁초, 맥주병, 그리고 스티로폼 따위들을 줏어 담았다. 강변을 거닐며,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한달 전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책을 읽고 사유 할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 대화들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장 깊은 곳에서 스웨트 셔츠를 꺼내 입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그렇기에, 만약 신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리고 내가 신이 아니더라도, 괘념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