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종기
새들은 아침잠도 없구나.
동이 터오는 기미만 보이면
일어나 세수하고 우리를 부른다.
그 푸른 목소리
몸을 높이 올리면
지상의 먼 거리도
손가락 사이에서 보이고
눈을 바로 뜨면
자유의 모진 아우성도
아름답게 보인다.
둘도 하나로 보인다.
그러니 어디에 있으면 어떠랴.
우리들의 예감이야 하나밖에 없지.
사방이 막히고 어두워도
오늘도 그 불 같은 목소리.
새들은 기미만 보고도
우리들의 게으름을 일깨워주는구나
<새> 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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