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5일
- DMV Bookclub
-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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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정 도서는 "고도를 기다리며" 입니다.

Wheatfield with Crows, Painting by Vincent van Gogh
나도 고도를 기다리나?
고도가 누구인지 한번 짐작해 보자. 책을 읽고 나면 (물론 연극을 보았다면 더 했겠지만.) 당신들도 고도를 기다리 고 있잖소라는 말이 떠오른다. 반복적이며 잘 소통하지 못하면서 '비슷한 모자'를 돌려써 가며 삶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게 현대인들이다.
처음엔 오지않은 희망을 생각했다. 다음은 실존주의적인 해석으로 돌을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등장인물들은 세상에 내던져진 건 동일하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맹목적인 기다림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오지 말아야 할 죽음에 대한 변주일까? 답은 어려워도 한 가지는 분명 했다. 책에 쓰인 둘의 심리 상태. '무엇이 되었든 고도가 오면 그들은 행복해지리라 믿는다.'
내게 오면 행복해질 무엇에 대한 부조리극, 의미없는 질답과 상황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게 '넌 뭘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하니'를 묻는 길고 긴 질문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 현현한 것이란 나름의 결론을 내려본다. 그것이 정답이든 아니든 말이다.
한줄감상 : 내가 기다려야 할 각자의 '고도'를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 그리고 가볍게 무거워 지는 법을 알려주는 책.
부분 발췌: 기시군 (2025.12.17), "고도를 기다리며", 원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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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
by Samuel Beck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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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날짜: 04/20/2026 (월)
모임시간: 8:00 - 10:00PM EST
모임장소: Zoom Meeting
+ 참석을 원하는 분들은 오픈톡에서 RSVP를 부탁드립니다.
+ 온라인모임입니다. 당일 오전에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별로 초대장이 발송되니, 운영자 "재호"와 1:1 대화기록이 없는 분들은, DMV북클럽 오픈챗방에서 아이디 "재호"를 찾아 1:1 Open Chat을 통해 Zoom 링크를 요청해주세요.
+ 자유롭게 대화하는 편안한 형태의 모임입니다. 반대와 찬성을 가르는 논제식 토론이 아니라 소감과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열린분들과 책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눕니다. 부담없이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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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자기 스스로 ‘자기 존재의 확장 가능성’을 주도면밀하게 기획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뭔가 사유하고 행동하며 시·공간을 메꿔나가는 사람보다 그럭저럭 시간을 때우며 별일 이야 있겠느냐며 살아가는 이가 대부분 일게다. 하지만 한껏 자기라는 존재와 삶에 마땅치 않음과 언짢음을 느끼면서도 ’다가 올 뭔가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사람‘은 적지 않다. 하여 사람은 ’내가 불행한지 아닌지도 잘 알 수 없는‘ 기대감과 기다림 속에서 묘한 기쁨이라는 복잡한 느낌을 온 몸으로 껴안고 인생사를 살아낸다.
인간은 이리저리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기다리지만 각자에게 고도는 신(기도), 막연한 탄원이나 족쇄, 희망, 죽음, 직장, 장차 닥쳐올 미래 등이 될 수 있다. 각자의 고도가 있으며 그 고도는 언제 올지 모른다. 혹 고도가 죽음이라 생각하는 이는 삶을 더 알차게 생각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바로 보며 지금 이 순간을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다른 한 쪽의 ‘생각 같은 생각’은 고도가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는 것 일 수도 있다. 그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고도는 어쨌든 없어서는 안 될 ‘그 어떤 것’이며, ‘이것’이 없으면 이제 계속 기다리고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기에. 아니, 어쩌면 ‘고도’는 우리가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모든 것에 대한 상징일 수도 있다.
이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이야기 되는 코아(core)는 ‘기다림’이다. 반복적이고 의미 없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부조리함에도 어찌하여 계속 기다리고 있는가? 많은 고민을 심어준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가 오지 않는 절망적인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기다림을 포기한다면 그때는 진정으로 목을 매고 죽음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죽지 않고 그럼에도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의미 없이 출근하고 밥을 먹고 퇴근하고 잠을 자는 쳇바퀴 같은 삶과 똑같다.
그렇게 <고도를 기다리며>는 굉장히 비참하고 잔인한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들의 행동과 대화로 비극적 의미를 희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 작품에서는 신을 찾지 마라. 철학이나 사상을 찾을 생각도 하지 마라. 보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이는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들, 감정들, 지식들, 사람들, 나를 향해 오는 그 모든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나를 만들어 나갈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발언은 ‘지금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지금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요? 지금 당신은 무엇일까요?’에 대한 질문과 응답의 순환이 가져온 사유의 흔적이다.
부분 발췌: 김충일 (2024.02.14), "도대체 '고도'는 누구며 왜 기다려야 하는가",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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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삶에 조금이나마 이유를 부여해 주는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삶의 이유가 있냐고 질문을 해온다면 아마도 사랑이나 희망, 혹은 의무나 책임감 같은 각자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들을 살아가는 힘이나 이유인 것 같다고 답할 수도 있을 테죠. 하지만 사실 그 이유라고 말하는 것을 매 순간 가열차게 생각하고 바라보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평소에는 자주 잊고 지내고, 때로는 그 추상적인 가치들을 그저 핑계 삼아 오늘을 내일로, 또 그 다음날로 연장해내기도 하죠.
고도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뭘 의미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건 사실 우리가 삶의 목표나 이유, 의미를 명확히 하나로 정리할 수 없는 것과도 비슷하다 싶어요. 종종 의미 있는 삶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지내지만, 사실상 매 순간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며 지내지는 못하고, 디디와 고고가 자꾸만 지금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걸 잊듯이 그렇게 종종 망각 속에서 지금의 한 시절을 보내곤 합니다.
그리고 한편 달리 생각해 보면, 어쩌면 고도는 거창한 삶의 이유나 가치 보다 그저 한오라기 실낱같은 희망일지도 모르겠고, 반대로 고단한 삶을 평안하게 만들 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언젠가 고도가 드디어 약속 장소에 나타난다면 흥미진진하고 신나는 새로운 삶의 한 장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때까지의 이야기가 종결되고 마는 건 아닐까 싶거든요.
괴롭고 무의미하고 허무한 하루하루를 언제까지 계속 살아야 할까요? 이 지난한 생을 스스로 끝내는 걸 용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고통스러운 걸 잘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게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들어있는 것처럼, 멍하니 습관처럼 또 하루를 살고 그렇게 버티면서 아무 생각 없이 지내기도 하고, 때때로 아무 생각 없는 척을 해보기도 합니다. 일단 당장 주어진 하루를 살다 보면 언젠가는 또 조금 좋은 날들이 오겠지, 어느 날은 조금 더 행복하겠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 지금의 괴로움이 언젠가는 잊히겠지, 시간이 결국 해결해 주겠지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부분 발췌: Anne (2021.08.15), "고전 읽기 35 / 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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